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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8일 규모 6.8 지진이 발생해 최소 820명(현지시각 9일 오전 11시 기준)이 숨졌다고 국영 알아울라TV 등이 보도했습니다. 사상자가 최소 1,000여명을 넘을 것이라는 보도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남서쪽으로 약 75km 떨어진 아틀라스 산맥 오우카이메데네 스키장 인근에서 이날 오후 11시 11분 규모 6.8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모로코 당국은 리히터 규모 7.0으로 측정했습니다. 1960년 모로코 남서부 아가디르에서 발생해 수천 명이 사망한 지진 이후 가장 강력한 수준입니다.
모로코 내무부는 9일 오후 국영 방송을 통해 “알하우즈, 마라케시, 우아르자자테, 아질랄, 치차우아, 타루단트 등지에서 최소 82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부상자는 현재까지 최소 672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지진 발생 초기인 데다 아직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사상자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걸로 보입니다. 모로코 정부 관계자는 “대부분의 사망자가 (구조대의) 접근이 어려운 산간 지역에서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아래 모로코 지진 피해자를 위한 성금. 모금을 할수있는 사이트를 링크했으니 참고하세요.
AP통신은 이번 지진으로 역사 유적들이 간직된 옛 수도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위치한 마라케시가 큰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습니다. 마라케시 구도심 메디나 일부 건물들까지 무너져 내렸다고 합니다.
마라케시는 모로코 중부에 위치한 역사 도시로 모스크(이슬람 예배당)와 궁전 등 중세시대 문화유산이 보존돼 있고 광장에는 전통시장이 열려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곳이다. 마라케시는 베르베르어(북아프리카인들이 사용하는 언어)로 ‘신의 땅’을 뜻하는데 ‘모로코’란 국명도 여기서 왔습니다.
마라케시 내 옛 시가지 메디나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유네스코는 마라케시가 베르베르인 알모라비드 왕조가 1070~1072년 사이 건설한 도시로 오랜 기간 국가 정치와 경제, 문화의 중심지였으며 북아프리카에서 안달루시아에 이르는 서부 무슬림 지역 전역에 영향력을 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메디나엔 쿠투비아 모스크와 성벽, 정원, 반디아 궁전 등 많은 건축 유산들이 있습니다. 미국 CNN에 따르면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9년에만 300만명에 육박하는 관광객이 이곳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메디나는 할리우드 영화, 드라마의 촬영지로도 자주 선택받았다.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2015년 개봉)’, ‘미이라(2017년)’, 드라마 ‘왕좌의 게임(2011~2019년 시즌8까지 방송)’ 등이 이곳에서 촬영됐다고 미 영화 정보 사이트 IMDB는 밝혔습니다.
한국에서도 지난 4~6월 방영된 예능 프로그램 ‘장사천재 백사장’이 메디나에서 촬영되었습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메디나 내 제마 엘프나 광장의 시장에서 한식을 판매하는 모습이 방송을 탔습니다.
이날 지진으로 마라케시뿐만 아니라 수도 라바트 등 주요 도시 건물들이 파괴되면서 주민들이 대피를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고 AP통신은 전했습니다.
주민들은 X(예전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과 영상들을 게시하고 있습니다.
모로코 중부 마라케시 인근에서 발생한 강진과 관련 주모로코 한국대사관은 교민 피해가 아직 접수되지 않았다고 8일(현지시각) 밝혔습니다.
대사관 관계자는 연합뉴스를 통해 “지진 발생 후 한인회 등을 통해 교민 피해를 파악하고 있다”며 “다행히도 아직 교민 관련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대사관 측은 아직 새벽 시간인데다 강진 발생 인근의 일부 지역에 통신 장애가 있어 상황을 더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대사관이 파악하고 있는 모로코 내 한인은 약 360명입니다. 대부분 교민은 현지에서 사업을 하고 있으며, 최근 북부 지역에 들어온 자동차 부품 회사 등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라케시 인근에 거주하는 교민 A씨는 “어젯밤 11시 넘어서 밖에서 비명이 들리고 집이 흔들려서 잠에서 깼다”며 “잠에서 깨어난 후에도 밖에선 접시 깨지는 소리와 아이들 비명이 이어졌다. 꿈인가 싶었는데 아내가 달려오면서 큰일이 났다고 했다”고 지진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이어 “인명 피해는 산악지대에 집중됐다고 합니다. 그나마 마라케시 시내에선 인명 피해가 거의 없어 다행”이라며 “지금은 거리에 나왔던 사람들이 대부분 집으로 돌아가고 시내는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교민들은 여전히 여진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모로코의 위치 북아프리카
아프리카 북서부 마그레브 지역에 위치하며 동북쪽에는 지중해, 서북쪽과 서쪽에는 대서양에 접한 국가입니다. 수도는 라바트이며 입헌군주제 왕국으로 현 국왕은 알라위 왕조의 모하메드 6세입니다.
지브롤터, 스페인과 아주 가까우며, 북쪽에 스페인어를 쓰는 사람들도 소수 있고, 북부 해안에는 스페인 영토인세우타와 멜리야, 플라사스 데 소베라니아가 있습니다. 동남쪽으로는 알제리와 접해 있고, 모리타니, 포르투갈과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편입니다.
지중해와 대서양을 끼고 있어서 여느 북아프리카 지역과 마찬가지로 지중해성 기후로 인해 여름에 건조하고 겨울에 습합니다. 하지만 북아프리카치고는 강수량이 높고, 여기에 아틀라스산맥이 국토를 지나갑니다.
모로코의 이프란이라는 도시는 해발 1,665m로 고도가 높아서 1월 아침에 영하로 자주 내려가고, 1935년 아프리카에서 관측된 가장 낮은 기온인 -23.9°C를 기록한 적도 있습니다.
야생동물로는 단봉낙타, 바바리양, 바바리원숭이, 붉은사슴, 가젤, 아닥스, 긴칼뿔오릭스,붉은볼따오기, 매, 멧돼지, 수달, 카라칼, 페넥여우, 붉은여우 등이 서식하며 지금은 멸종했지만 한때는 바바리사자와 아틀라스곰도 서식했다고 합니다.
모로코 국민들이 슬픔을 빨리 잊고 많은 분들이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를 할수 있는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